버드 박스 (시각 공포, 모성 성장, 미지의존재)
"눈을 가리면 살 수 있다"는 설정이 너무 단순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버드 박스》를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 영화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가를 담은 이야기였습니다. 아이를 원하지 않던 한 여자가 재난 속에서 두 아이를 목숨 걸고 지키는 엄마로 바뀌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게 와닿았습니다. 시각 차단이 만드는 공포 — 익숙한 것이 가장 낯설어지는 순간 밤에 갑자기 정전이 되어 집 안이 완전히 어두워진 순간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눈 감고도 걸어 다니던 제 집인데, 그 순간만큼은 손으로 벽을 더듬으면서 겨우 몇 발자국 움직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물건 하나에 발이 걸려도 심장이 쿵 내려앉고, 휴대전화 불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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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28. 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