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배경 영화는 그냥 스펙터클 위주라고 생각했습니다. 폭발하고, 뭔가 날아오고, 주인공이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공식 말이죠. 그런데 《그래비티》를 보고 나서 제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영화는 우주에서의 사고를 다루면서도, 결국 한 사람이 삶을 포기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우주 고립 — 지구가 보이는데 돌아갈 수 없다는 것 2013년 개봉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는 허블 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 수리 임무를 위해 파견된 나사(NASA) 직원들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란 지구 저궤도 약 547km 상공에서 우주를 관측하는 대형 광학 망원경으로, 1990년 발사 이후 여러 차례 우주인들이 직접 수리해 온 시설입니다.나사에..
낯선 사람의 친절이 공포가 될 수 있다는 걸, 영화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정점은 산악 생존 스릴러처럼 포장돼 있지만, 실제로 파고드는 건 인간의 심리입니다. 연인을 잃은 죄책감을 안고 다시 산을 찾은 사샤(샤를리즈 테론)가 벤(페런 에저트)이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불편하게 공감했던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죄책감과 친절의 공포 — 벤은 왜 처음부터 알고 있었나 포식자형 범죄자 연구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타깃 선정(target selection)'입니다. 여기서 타깃 선정이란 범죄자가 무작위로 피해자를 고르는 게 아니라, 심리적 취약성이 드러나는 신호를 먼저 읽고 접근 대상을 고른다는 개념입니다. 영화 속 벤의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