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혹시 저처럼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한참 망설인 적 있으신가요. 넷플릭스 영화 《러브 앤 몬스터스》는 바로 그 망설임이 출발점인 영화입니다. 겁쟁이 소리를 듣던 조엘이 사랑하는 에이미를 찾아 지상으로 나서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저도 제 안의 회피 습관을 꽤 불편하게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두려움 앞에서 자꾸 멈췄던 조엘, 그리고 저 영화의 배경은 소행성 충돌을 막기 위해 쏘아 올린 로켓에서 유출된 화학 물질이 지구 생태계를 바꿔놓은 세계입니다. 곤충과 양서류가 거대 변이체(Mutant Creature)로 진화했고, 인류는 지하 벙커에 숨어 살아갑니다. 여기서 변이체란 외부 화학 자극에 의해 생물이 비정상적인 크기와 공격성을 갖게 된 개체를 의미합니다. 이 설정..
넷플릭스에서 SF 장르가 1위를 차지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라스트 하우스》를 봤습니다. 집의 문과 창문이 전부 잠겨버린 채 한 가족이 몇 년을 버텨내는 이야기인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있었습니다. 살아남는 것과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 같은 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꽤 오래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가족생존: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설정이 만들어 내는 것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코로나에 감염되어 집 안에서 격리 생활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가족이나 지인이 음식을 문 앞에 가져다주기도 했고, 병이 나으면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 속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외부와 단절되면서 평소 하던 일을 중단해야 했고, 당연하고 사소하게 생..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고도 무대에 오르는 바이올리니스트. 영화 《칠드런스 트레인》은 그 첫 장면부터 심장을 조였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시대극이겠거니 했는데,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2차 대전 직후 남부 이탈리아의 굶주림, 그리고 아이를 기차에 태워 보내야 했던 어머니의 선택이 생각보다 훨씬 깊게 남았기 때문입니다.전쟁 직후 이탈리아, '행복의 열차'가 생긴 이유 영화의 배경은 1944년 전후의 남부 이탈리아 나폴리입니다. 포탄이 쏟아지던 혼란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어머니 안토니에타는 일곱 살 아메리고와 단둘이 전쟁의 상흔이 가득한 거리를 버텨냅니다. 제가 이 도입부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정도 가난이면 선택지 자체가 없었겠구나"였습니다.영화에 등장하는 '..